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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교역할을 하는 매개공간의 확충

News - 2013년 6월 1일 - 0 Comments

‘디자인’ 의 사전적 정의는 의상, 제품, 건축 따위의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조형작품의 설계나 도안으로 정의하고 있고 이와 연장선상에서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연구 개발하는 전문가라고 단순히 풀이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미술가와 디자이너를 분류하는 기준을 이러한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분류하는데 유럽에서도 디자인의 발전은 산업화의 흐름과 발맞추어 성장하였기에 그러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은 산업에 근간해서 그 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기업제품의 이미지와 광고 등을 화려하게 꾸며주어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하여 매출 향상에 기여하는 일종의 상업적 측면만 부각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디자인이란 용어 자체를 받아들이는 느낌 자체를 자본주의적 논리로만 이해하기도 한다. 이처럼 일반 사람들이 바라보는 디자이너의 이미지는 차갑다. 그저 자본가의 돈을 받고 도안이나 설계를 해주는 직업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 나아가서는 푸르른 자연을 회색 빛 콘크리트로 뒤덮어 버린 환경파괴의 조연으로 낙인찍기도 한다. 이처럼 안타까운 오명을 받는 이유는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소홀히 해왔던 기존 디자이너들의 과오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인지하고 발 벗고 나서는 디자이너들이 차츰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재능기부인데 이를 통해서 본인의 역량을 공익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결국 일회성 이벤트처럼 한시적이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다수 디자이너들에게는 너무도 요원한 방법이다.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활동은 결국 빚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한때 재능기부나 친환경 디자인 등의 시도와 노력을 해보았지만 이러한 한시적 이벤트가 아닌 좀 더 꾸준히 할 수 있는 거시적인 방법을 도출하고 싶었다. 결국 필자의 생각은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혹은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는 매개가 되는 것이다. 디자이너의 입지가 높아질수록 자본가에 의한 대형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자본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위치를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자본가들은 디자이너에게 상업적 가치를 높이는 데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설득을 통해 자본가들에게는 공간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지역을 위한 공공공간의 중요성을 설득하여 유동인구의 증가와 함께 자본가의 공간가치를 높일 수 있음을 설득하게 되면 점차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자신의 공간을 공용화하는 것에 많은거부감을 가졌다가도 한두번 경험을 통해 공공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너지를 만드는지 알게 되고 그것은 곧 큰 자본가들의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게 되며 디자이너는 쉽게 자신의 재능을 통해 얼마든지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신도시 중심상업지역의 한 가운데 자리 잡은 부지의 신축 설계를 의뢰한 한 건축주는 최대의 면적과 이 지역에서의 시각적 차별화만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필자는 남들이 모두 자신들의 건물 1층을 모두 꽉 채워 상가를 두고 월세만을 고집할 때 우리는 1층의 1/3을 버리자는 권유를 했다. 그것도 지역 사람들이 이 길을 통해 주차장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도록 하여 지역 사람들의 편의를 더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모두 난색을 표했으나 필자의 지속적인 설득과 건축주의 신뢰로 실제 설계 시 반영하게 되었다. 그 결과 건축주 건물의 일반적인 지하공간은 보행자 통로와 함께 가치는 급상승했고 메인 보행자도로를 거치지 않고도 긴 상업건물들 사이에 있던 이 건물의 보행자 통로를 통해 유동인구는 증가했으며 자연스럽게 지역사람들의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었던 좋은 예이기도 하다. 이처럼 특정 공간을 버리는 것 같아도 디자이너들은 얼마든지 지역의 빼곡한 상업지구 건축물들 사이에서 몇 가지 좋은 제안을 통해 자본가들의 의식을 바꿀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가치는 지속적이어야 하며 꾸준히 큰 자본가를 통해 이루어져야 빠르고 더 넓게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디자이너는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좋은 매개로서의 역할을 디자이너의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어차피 공간이든 제품이든 시각적인 부분은 예술성을 부여하여 디자이너의 개인적인 느낌과 그 대상의 상황을 고려하여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미적인 작업들 이전에 사회적 참여로서의 디자인을 통한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 한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투명치과’ 의 경우도 이와 연장선상에 있는 계획된 디자인이다. 보통 한 건물을 통째로 설계하는 경우,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는 전 층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윤이 창출되는 상업적 공간으로 설계되길 바라지만 필자가 제안한 디자인은 사회적 공공재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적 공간이었다. 한두 층 정도를 일반 사람들이 자연스레 사용할 수 있게 카페테리아를 비롯한 휴식의 장소로 제공함으로써 치과와 사회와의 소통의 공간으로 부여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투명치과에 대한 고객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어 매출향상에도 기여하는 상생의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이 밖에도 청담동의 최고급 주거공간인 ‘피엔폴루스’ 는 라운지를 개방성 있게 디자인하여 일반 서민과의 괴리감을 좁히는 동시에 단순히 이 공간을 부의 전유물로만 사용하지 않게 설계했으며, 신사동 가로수길의 ‘쿤위드어뷰’ 는 동적인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강렬한 영상으로 사람들과의 소통에 주력하였고 단순한 멀티샵이 아닌 그 거리를 대표하는 감성적인 문화공간으로 디자인하여 가로수길에 부족한 쉼터로써의 사회적 역할을 하도록 디자인했다. 앞에 언급한 사례들처럼 굳이 재능기부나 단발적인 공익성 활동이 아니더라도 디자이너가 그 사회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디자인을 요청해 오는 클라이언트의 경우 아무래도 부가 축적된 자본가 집단이 많기 때문에 매출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사회적 환원의 성격으로 디자인하여 제안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하나의 디자인만 보면 비록 작은 움직임이지만 필자를 통해 지금까지 디자인된 공간들이 1,000여 개는 훌쩍 넘고, 앞으로도 그 이상의 공간을 디자인 할 것이기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 가교 역할을 하는 매개체의 공간들은 더 확충될 것이다. 이와 함께 다른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해 준다면 그 수는 점차 늘어날 것이며 이는 곧 자본가와 일반 대중과의 괴리감을 없애는 소통의 창으로도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란 것은 그다지 거창한 것도, 그리고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매번 수행하게 되는 프로젝트들 마다 한줌의 모래 대신 한줌의 관심을 불어 넣으면 되는 것이다. 자본가를 설득하고 사회와 소통하며 대중에게 기여하는 그런 의미와 가치가 담긴 디자인이 풍성해질 우리사회를 꿈꾼다.

 글 / IDAS  이동원 대표 : 인테르니앤데코 잡지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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